남해 여행 소묘(素描)
오래 전에 계획했던 사내들 끼리의 여행-
그도 사진 작가와의 여행은 짜릿한 기대감을 함께 갖게 하기에 충분한 기획이었다
행선지를 비롯해 모든걸 "겔러리 원"에게 맡기고
사진 가방 하나에 팬티 양말 들고 따라 나선길~
난 옛부터 이런 여행엔 익숙하다
"미리 계혹된 일은 참이 아님으로 하여
뚫어진 길이 있는한 걸었고..."
로 시작되는 한구절 싯귀를 좋아했던 탓일지도 모른다-
오산 톨게이트 입구에서 겔러리 원을 만나 짐과 몸을 함께 맡기고
한식경을 달려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내쳐 달려 남해 어귀에 도착해서 점심을 했다
메뉴는 " 섬진강 재첩국 "
재첩국이 금국이되어 재첩도 조금, 국물의 진하기도 조금, 인심도 조금-
국물 조금 추가로 청했다가 머쓱해져서 부끄러웠네~ ㅎㅎ
허지만 오늘을 위해 준비한 후배에게서 선물받은
아름다운 향기의 " 죠니워카 블루라벨 " 한병
갈길이 남았는지라 두잔씩 콧김만 바르고 말았네여~ ㅎㅎ
남해 "다초지"-
유채꽃과 튤랍, 일출이 유명한곳으로
이런 그림을 연상하고 찾았건만~
시기를 놓쳐서 이미 행사가 모두 끝나고 논 농사 준비에 바쁜중 이었다
벼 농시를 짓기전 농한기에 빈땅을 이용해서 꽃잔치를 벌인것이 유명해져서
이곳 초곡마을은 "다초지"로 더 유명해져 있었지만 -
게으른 농부 여물탓만 할수밖에 없어 속절없이 돌아서고 말았네여~ ㅎㅎ
서둘러 애마를 몰아 찾은 " 가천 다랭이 마을"
며칠전에 축제가 끝났다고 했지만 그래서 인지???
예전에 알고 있었던 상식과 길떠나며 인터넷으로 검색해본 결과와는 사뭇 거리가 먼~
예전의 다랭이 마을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것이 쌀이 남아도는 현실이 반영되어 벼농사를 짓지 않으면 보조금이 나오기때문에
아무도 예전의 모습으로 벼농사를 짓지 않아 그 옛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 졌다는것이다
삿갓배미 (엣날 농부가 이곳에서 농사를 짓다가 잠시쉬며 자기의 논을 세어 보니 원래 108배미 였는데
몇번을 세어봐도 107배미 밖에 보이지않아 할수없이 찾기를 단념하고 돌아가려고 삿갓을 쓰려고 들고보니
그안에 논이 한배미가 들어있을 정도로 작은 논이 있었다 하여 삿갓배미라 불리웠다 전해져 내려옴) 참게, 얼레지,
용담, 가마우지, 암수바위, 시골 할매 막걸리집 이런 모든것이 의미를 상실하게 만드는 허전함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둘러 몇컷을 담았고~
그 그림은 이미 앞에서 (사진 작가와 함께한 남해)소개 한 바 있다
연이어 만족한 결과를 얻진 못했으나
다시 찾은 남해대교-
멋진 촬영 위치를 찾아서 부산 아지매인 주인에게 촬영시 협조까지 구해 놓았지만
정부의 에너지 절약 정책으로 야간 조명을 안한단다- 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서둘러 민박집을 구해놓고 민박집 가까운곳에 저녁을 하러 찾은집 "해월정"
2~3년전 현 고양수석회 김범식 회장님과 김진욱 총무님과 함께 남해 탐석시 이곳에 들려서
물회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다시 찾았더니 낯익은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 주신다
해월정 : 경남 남해군 남면 석교리 516-6 Tel : 011)543-5963, 055)862-5962~3
남해까지 들러 회 한접시 안할수 있나?
속 받침 안한 맨 접시에 도톰하게썬 쫄깃한 회맛이 일품이다
짜구 라고 불리는 작은 꽁치 만한 흰살 생선의 담백한 구이를 포함해서
정갈한 밑반찬이 옛기억 더듬어 다시찾은 방랑객의 입맛을 돋구어 준다
불루를 옆에 아껴 모셔 두고 입가심으로 비운 소주 세병이지만 한잔 한잔이 새롭게 첫잔 같다 ㅎㅎ
순박하고 스스럼없는 주인 아주머니의 예쁘고 귀여운 손녀가 천진한 웃음을 한아름 퍼 안긴다
밤이 깊어가고 ~
겔러리 원님의 얼굴색이 잘익은 감처럼 발그스레 익어갈 때쯤-
숙소로 돌아 왔지만-
멋쟁이 당꼬머리의 반백 주인장을 만난덕에 즉석 술상 차려지고
신주처럼 모시고온 남은술 다 비우고도 모자라
아마 이집 곳간 소주도 좀 축내지 않았나 싶네요 ㅎㅎ
여늬때 같으면 새벽 골든타임에 그림 몇장 만들었겠지만
해가 다~ 떠올라 훤해서야 자리 보전해 밖으로 나와보니
상큼한 해변의 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악기를 사랑하며~
이젤과 켄버스, 물감을 좋아하고-
올드팝 메뉴를 컴퓨더 바탕화면에 가득히 채워 놓고
큰 소리로 틀어 주흥을 돋우기도 하고
멋진 시를 고객에게 선물할줄 알면서~
이 멋진 녀석과 함께사는 더 멋쟁이 주인장-
아주머니가 부산에 계셔 주방이 비었는데도
당신이 직접 차려준 간단한 아침상엔 남해 인정이 그대로 묻어난다
해변에 배들어 왔다하여 찾은 어선에는
큰 고기는 경매에 보내고 잔고기 손질이 바쁘다
민박집 주인장에게 부탁하여 횟감을 주문해놓고
이어서 찾은 홍현의 "석방림"
이곳은 썰물에 밀려온 고기가 돌 방축에 갇혀 나가지 못한놈을 고기받이 그물에서 산채로 건지는 곳으로 유명한곳이다
원래 남해에는 죽방 멸치로 유명한 죽방염이 유명한데 (죽방 멸치는 그물코에 걸린 멸치가 머리가 부서져서
선도가 저하된 반면 죽방염 멸치(죽방, 죽방멸치)는 대나무를 엮어서 만든 어도를 따라 고기가 밀려 들어 왔다가
갇힌 놈들이라 산채로 잡아 바로 쪄서 말리기 때문에 선도가 좋아 선물용으로 멸치중 최고가로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삼천포 대교 인근의 "죽방염"이다
멋진 포즈의 뒷 모습이 아름다운 " 겔러리 원 "님의 석방림 촬영전경
이어서 어정쩡한 모습의 필자 - ㅋㅋ
이로서 그림 만들기는 접어두고~
이번엔 탐석이다~
두곡, 월포 해수욕장-
해수욕장은 하나인데 서로 다른 입구로 들어서면 한쪽은 두곡해수욕장,
또 한쪽은 월포 해수욕장으로 이름이 서로 다르다
덕분에 주차장은 넓어서 좋드만~ㅋㅋ
이곳은 남해의 전형적인 인상석 산지로 유명한 곳인데
오늘은 달그락 거리는 자갈 구르는소리로 사진작가의 마음을 흔들었던 곳이다
아직도 내가 소장하고 있는 심술첨지, 외눈이등이 이곳의 작품이다
아직 양석이 되지 않았고 임시 신발을 신겨 놓은 모습이지만
바로 요녀석이 이번 여행의 전리품이다 ㅎㅎ
기념석 몇점을겔러리 원님께 챙겨 드리고 나도 몇점 한후 집으로 돌아오니
사장님의 정성스런 횟감이 준비되고 있었다
창밖으론 조업을 마친 한가로운 어선이 오수를 즐긴다
아름다운 해변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민박집에서
커다랗게 울려 퍼지는 올드팝을 들으며
생전 처음 먹어보는 싱싱한 조기회 (육질이 부드러워 비늘만 긁어내고 껍질채로 썬단다)와
야들 야들한 병어, 오징어, 호루래기(부산 방언)...
크~아!!! 쥑-인다 ㅋㅋㅎㅎ
그리고 또 하나- 난생 처음 보는 주문제작 "맞춤 소주잔"
구멍이 뚫려있어 손가락으로 막고있지 않으면 새어 버리기 때문에
잔을 상에 내려 놓을수가 없게 만들어져 있고 그 크기가 일반 소주잔의 1/3정도이다
받으면 바로 마셔야하는 노틀카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아이디어가 가득찬 기막힌 술잔~
소주는 숫가락으로 떠 먹으면 더 취한다고 했던가? ㅎㅎㅎㅎ
이어서 조기 매운탕까지 나오고 소주 몇병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털어 넣어 없애고나자
주인양반은 아예 숙박비도 밥값도 안받을테니 자고 가라신다-
이에 춤사위 넣듯 겔러리원 님이 너댓시까지 마신후 한잠자고 밤 열시쯤 넘어 출발 하자신다 ㅎㅎ
나야 기사님이 그러자시면 얻어타는 주제에 응당 그러자고 할 수 밖에~
한참을 더 마시고 나서 작은잔에 손목꺽기가 힘들어 질즈음 해서
가천의 아름다운 해변과 너른 돌밭이 눈에 쏘~옥 들어왔다
슬그머니 두사람 남겨 놓고 해변가로 나왔다
아무리 오늘 여행은 예외로 치려고 한다해도
그래도 아직까진 주업이 "수석"이고 "탐석" 아니던가? ㅎㅎㅎ
때마침 물때가 맞아 자갈밭이 구만리이다 ㅋㅋ
언제나 바다는 내게 풍요롭고 넉넉함을 안겨준다
해변의 이름모를 꽃은 청순하게 아름답지만
염분있는 척벅한 바닷가 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여기가 남해의 바닷가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멸치 말림이 한창이다
기념석으로 주머니가 볼록해 지자 민박집앞 모롱이길을 얼른 주워담고 집으로 돌아왔다
잠시 눈 붙이고 쉬려다 보니 잠은 다 달아나고
술은 다 깬지 이미 오래다-
아쉬움 뒤로하고 멋쟁이 주인장과 정든 민박집을 작별하고~
바다향기 민박 :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384-1 TEL : 055) 863- 5963
다시찾은 '해월정"에서
시원한 복국 한사발씩으로 속을 달래고 출발 이다
삼천포 대교 지나고
산청휴게소
인삼랜드지나
밤 열시가 되어 오산에 도착하니 하늘같은 안주인께서 마중나와 주신다
"겔러리 원" 님!!!
이번 여행 잊지못할거구요~
운전 안하고 옆에서 묻어가니 정말 좋던디유~???
언제 다시 한번 하자구여~ㅎㅎㅎ
- 구정의 새집 새집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