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농부와 두룹 농사
게으른 농부가 농사를 지었습니다
울해로 시골 오산으로 내려온지 14년째인데
초기 몇년은 고추도 심고 상추도 가꾸어 보았지만
둔덕도 없이 고구마 심다가 동네 웃음거리 된건 그렇다 치고
애써 거둔 고추를 말리다 가을비 몇번에 다 썩혀 버리고 나서는
아에 시골집에서는 놀기만 하기로 작정 하였겠다
아직도 남은일은 유일하게 농약 안쓰는 대신 하는 잔디의 잡초 뽑기와 잔디깍기
그리고 새집짓기, 수석 좌대 만들기, 어쩌다 한두번 서각작품 만들기 정도~
아하~! 년에 한두번은
예초기로 뒷산 풀 베기와 담쟁이 넝쿨에 살충제 뿌리기도 하지요~ ㅎㅎ
그런데 이상하게 뒷산 텃밭의 두룹은 두세번 밖에 먹어본 기억이 없다
이사온 다음해 친구네에서 얻고 여기저기서 몇주씩 얻어 심은게
뿌리로 무섭게 번식하더니 이젠 뒷산에는 제법 먹고 남에게도 나누어 줄만한 두룹밭이 생겼지만
내가 일 때문에 서울에 있고 휴일에나 잠시 내려 와서는 놀기만 하다 올라오고
우리집 주인은 일산, 오산 오가고 일본 둘째 녀석 한테 다니러 바쁜데다가
한때는 요가 공부한다고 대학원을 익산까지 다니다보니
매년 두룹농사는 동네 잔치가 되어 버렸겠다
그런데 지난 5월 2~3일 휴무에는 마침 두룹이 내눈에 딱 걸렸다
덕분에 게으른 농부 일산에서 용인으로 이사와 처음맞는 어버이날이라고
인사차 놀러올 큰녀석네와 손주녀석에게 낯이 서게 생겼다
약간은 시기가 지난듯 하지만 여기 눌러있지 않을 바에야 이정도면 감지 덕지이다
며칠전 작은 제수씨네가 와서 한바탕 거두었다는데도 이런 봉투로 2개나~ ㅋㅋ
살짝 데친후 완성품
일한후 먹는 꿀맛 점심
그보다 더 달콤한 松蓴酒(송순주) 한잔- ㄲㄹ ㄲㄹ
게으른 농부도 농부라우~
- 집지기 구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