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어서도
두번 씩이나 춘설로 뒤덮이고
변덕스런 날씨가
영하의 추위로 괴롭히며
아무리 시샘해도
봄은 봄 인가 봅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앞 뜰로 나섰더니
봄이 거기에 있었읍니다
봄이 오기전 부터
10cm가 넘는 눈 속에서도
꽃을 가꾸어온 "복수초" 입니다
봄의 전령으로
비슷하게 생긴 생강나무와 함께
가장 먼져 꽃망울을 터트리는
노랑옷 천사 "산수유" 꽃망울 입니다.
겨우내 이모습으로
금방이라도 꽃망울이 터질것만 같은
목련꽃 꽃순 옆으로 가로등이 한가롭습니다
수줍음을 잘타는 수선화도
쑥~쑥 자라고 있었읍니다.
새순의 맛과 향이 뛰어나고
뿌리로 술을 담으면 기막힌 맛을 자랑해서
요지음 서서히 그 진가가 알려지기 시작하고있는
"방풍" 이랍니다
몇해전 서해 고도에서 옮겨와 심었더니
이렇게 씩씩하게 잘 자라 주었읍니다
이국적으로 생긴 아름다운 여인이 지켜보고있는 옆으로
토속의 야생화 "원추리"도 고개를 내밀었읍니다.
아이리스(붓꽃)도 힘든 겨울을 이겨낸 상처를 간직한채
봄 맞이 준비를 합니다
봄의 상징으로 상큼한 맛을 자랑하는 돌나물(=돈나물)입니다.
생식력과 번식력이 뛰어나 오랫동안 물을 주지 않아도 잘 자라
잡초의 성장을 막아주기도 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주는 우리집 귀염둥이 입니다
엄동의 겨우내 꼿꼿한 이모습 잃지않고 버텨온 "바위취"도 생기를 머금었지요
여린 갸녀른 몸매의 "쑥" 새순이랍니다
쑥떡을 해먹기도 하고 쑥국을 끓이기도 하지만
우리집 사람은 어린잎을 따서 말린후 가루로 내서
선식의 재료에 포함 시키서 훌륭항 영양식을 만든답니다.
아쉽지만 이녀석들은 잔디에서 자라서 뽑혀 나가야 할것 같읍니다.
민들레는 너무나 잘알고 있지요.
내가 게으름을 부려 뽑아내지 않은채 우리집 사람의 눈에 뜨이게 되면
이놈은 우리집 식탁에 오르게 될지도 모르겠읍니다.
봄 맞이 준비로 복토를 해준 잔디도
흙을 비집고 올라오고 있읍니다.
이 녀석들 만이 유일하게
한 여름 지나 겨울이 오도록 내 사랑을 독차지 하는 놈들 입니다.
봄은 벌써
우리들 가슴에
눈에
하나 가득 합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에도
이 봄의 넉넉함이
함께 자리 했으면 좋겠읍니다
- 鷗汀 吳守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