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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귀농·귀촌인의 로망 `구들 만들기`

구정(鷗汀) 2015. 1. 13. 14:16

귀농·귀촌인의 로망 '구들 만들기'

발갛게 타오르는 장작불, 뜨끈뜨끈한 아랫목, 잿불에 구운 달콤한 고구마, 지붕 위 붉은 노을 사이로 흩어지는 하얀 연기…. 시골살이가 주는 최고의 낭만이다.
 
이 낭만을 오롯이 내 것으로 하는 데 필요한 것은 바로 구들. 갖고는 싶지만 돈이 많이 들어서, 잘할 자신이 없어서 그동안 미루고 있었다고?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내 손으로 구들 놓기를, 임정훈 평창 황토구들마을 사무장에게서 배워보자.
 
글 이상희 기자 사진 임승수(사진가)
 
 

영동고속도로 장평나들목을 나와 평창군 용평면 백옥포리 쪽으로 방향을 잡고 5분 정도 가면, 꼬불꼬불 좁은 시멘트 길을 지나 산비탈 자락에 짙푸른 산록과 갈색 통나무집이 어우러진 마을이 나타난다. 언덕에 올라서자 등 뒤로는 숲이 우거지고 마을 앞쪽으로는 동서로 잔잔하게 강이 흐른다.
 
풍수지리에 문외한이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최고의‘ 배산임수’ 지형이다. 마을 서쪽을 돌아 나오는 홍정천과 동쪽을 돌아 나오는 속사천이 마을 입구에서 만나 비로소 평창강을 이루는, 마을 사람들이 자랑해 마지않는‘  평창강이 시작되는’ 평창 황토구들마을이다.

한옥에 대한 관심이 구들로 이어져 
 
임정훈 사무장(47)이 구들을 배운 것은 10여 년 전, 한옥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도시에서 꽤 이름난 회사에 다니던 그는 몰인간적인 기업 문화에 염증을 느껴 귀농을 결심했다. 귀농을 결심하고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직접 집을 짓는 일. 회사를 그만두고 한옥 학교에 들어가 6개월 동안 한옥 짓는 법을 배웠다. 
 
교육을 받고 나니 알고 싶은 것이 더 많아졌고 더 잘, 더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욕심도 커졌다. 그래서 교육이 끝난 뒤 절 짓는 곳을 쫓아다니며 한옥 짓는 법을 계속 공부했다. 
 
“한옥 짓기를 배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구들에 대해서도 배우게 됐죠. 알면 알수록 우리 조상의 지혜가 듬뿍 담긴 기술이었어요. 단순하지만 주변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고려한 기술, 그것이 바로 구들이더라고요.”
 
3 황토구들마을 체험장 전경. 체험장에서는구들 놓기 교육도 받을 수 있고 장작불을 땐 구들방에서 하룻밤을 묶을 수도 있다.
4 구들 놓기 교육장을 정리하고 있는 임 사무장.
 

한옥을 지으면서 구들의 우수성에 반한 임 사무장이 구들의 과학성과 그 탁월한 난방 기능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계기는 따로 있었다. 자기를 굽는 가마터에서였다. 
 
“우연히 경북 문경에서 전통 망댕이가마 짓는 일을 함께하게 됐는데 그 구조가 놀랍더라고요. 아궁이에 불을 때면 가마에서 엄청난 힘으로 불을 빨아들여요. 풀무질하지 않아도 가마 속 온도가 1300도까지 올라가니까요. 그게 다 가마의 구조와 경사 때문인데, 불기운이 막힘없이 힘 있게 가마 속을 돌아다니며 온도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든 거죠.”

임 사무장이 그렇게 배운 구들 기술을 풀어놓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애당초 집짓기나 구들 놓기로 밥 벌어먹겠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구들 교육을 하게 되리라 생각지도 않았다. 그런데 3년 전 산세와 물세가 좋아 찾아온 곳이 우연인지 운명인지 구들마을이었던 것이다. 결국 지난해부터 마을 사무장 일을 맡아 하게 됐고 올해 들어서 본격적으로 구들 놓기 교육을 시작했다.
 
황토구들마을에 들른 방문객들이 한국전통구들문화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전시관에는 다양한 구들 모형이 전시돼 있다. 
 

옛사람의 지혜와 현실의 조건을 잘 조화시켜야 
 
임 사무장은 구들이 단순한 난방 기술이기보다는 우리의 삶이 녹아 있는 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구들을 놓을 때는 책에서 본 대로, 남에게 들은 대로 기계적으로 놓지 말고 자기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 맞게 적절히 응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구들과 집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어요. 집터에서부터 방향, 구조 등 집의 조건을 전체적으로 고려해서 구들을 놓아야 제대로 된 구들방을 얻을 수 있죠.”

임 사무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집터 문제다. 구들이 제 기능을 잘하려면 물이 나지 않는 집터를 구해야 것이다. 제아무리 구들을 잘 놓고 불을 많이 때도 바닥에 물이 흐르면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여건상 물길을 피해 집터를 구하기 힘들다면 터 다지기를 할 때 집터를 높이거나 물길을 돌리는 작업을 해주는 것이 좋단다.

“물은 불과 상극인데, 상극인 것을 함께 두면 당연히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죠. 집터의 물길 처리를 간과하면 구들을 놓아도 방바닥은 따뜻해지지 않고 땔감만 많이들어 두고두고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다음은 아궁이와 굴뚝의 위치다. 
 
“옛 어른들은‘ 아궁이는 바람 시작하는 곳에 만들고 굴뚝은 바람 끝나는 데 두어라’고 말씀하셨죠.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 불을 땠을 때 불기운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방향이 바로 바람 부는 방향 아니겠어요? 그러니 아궁이는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굴뚝은 바람이 나가는 곳에 둬야죠.”

그래서 집을 지을 때 터를 닦고 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아궁이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란다. 바람의 방향에 맞춰 아궁이 위치를 결정하고서야 마루, 주방 등 다른 공간의 위치도 결정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불을 때는 시기는 주로 겨울이므로겨울바람의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임 사무장은 귀띔한다.

임 사무장은 시골에 정착해서 구들방을 하나 갖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한다. 구들은 그 원리가 워낙 단순해서 몇 가지 기본적인 원리만 터득하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구들 만들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사실 구들 놓기만큼 단순한 것도 없어요. 특별한 기술이나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지 않거든요. 약간의 손재주와 주변을 살피는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이글은 월간 전원생활 10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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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산골 전원주택이야기(전원 황토 농가주택 땅 토지 부동산 )
글쓴이 : 봉여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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