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에는 이렇게 파란색으로 그위용을 자랑하던 매실
왕 보리수 나무 윗부분까지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근접 해 보면 이런 모양
일주일 사이 초여름 폭염에 매실의 푸르름도 이렇게 누런색으로 변해 버렸다
그 한주 사이 왕 보리수 윗부분은 새들이 다 따 먹어버려 열매가 안보인다.
만일의 경우 급하게 선물해야 할 때를 대비해 예비용으로 만든 새집을 현관 입구에 걸어 두었는데
곧 장마가 오려니까 잰걸음으로 위의 예비용 새집에 들러 염탐했던 곤즐박이 한마리가 전깃줄 위에서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한참후 짝꿍도 함께와서 집구경을 했다
급히 "앉음자리"로 걸어준 "헛가지"
다음주- 카메라 렌즈를 맞추고 곤줄박이를 기다렸는데
나타난 녀석은 곤줄박이가 아니고 예쁜 노래를 잘부르는 박새였다
곤줄박이가 염탐했던 집을 먼저 차지하고 새끼를 낳은 박새가 위성 안테나 줄에 에 묻어있다.
박새를 확인하고는 즐거운 마음으로 지난주 만들다 남은 새 모이집을 만들었다.
다음주엔 시흥의 규홍이가 감자를 캐 가라기에 일란성 쌍둥이를 만들어 고기값을 대신할 준비를 마쳤다,
< 박새와 곤줄박이의 새집(bird house) 차지하기 >
지금은 한여름의 초입- 유월의 끝자락을 붙잡고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오락 가락이다.
올해부터는 이시대의 화두인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불규칙해진 장마의 시작을 알리지 않겠다는 기상청의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그분들이 발표를 안 한다고 올 비가 안 올 리도 없지만 우리네처럼 새를 동무하고 사는 사람에게는 새들이 먼저 그 소식을 알려준다.
지난주 휴일에도 변함없이 시골집에서 보냈다.
초여름 햇살이 따가운 요즈음에는 아침 일찍 눈을 떠서 거실 통 창을 통해 보이는 왕 보리수나무에 열린 열매를 먹기 위해 놀러온 새들을 보기도 하고 정원에 변화무쌍하게 피고 지는 꽃들의 사진을 몇 장 찍기도 한 후 “위-위”(우리 집 8년 된 강아지)와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돌아와서 수석의 좌대를 만들거나 새집을 짓기도 하며 지낸다.
더위가 한창인 한낮에는 인터넷과 놀면서 수석 관련 싸이트나 우리 동창회 홈페이지에도 들리고 국내외 새집관련 자료들을 모으기도 하고 소장 자료를 정리하거나 하면서 보내다가 눈부신 햇살이 수그러지면 다시 조각도나 망치를 들기도 하고 잡초를 뽑거나 예초기로 잔디를 깍는 것이 일과처럼 되어 버렸다.
이날도 여늬때나 마찬가지로 일어나서 커튼을 걷어 저치고 왕 보리수 성찬 식탁에 어떤 녀석들이 놀러왔나 살펴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맨 먼저 눈에 들어 온 놈은 까치 두 마리였는데 이 녀석들은 색이 눈에 잘 뜨이기 때문에 언제나 가장 잘 보이는 놈들인데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오는 까치 몇 마리 중에서 올해 낳은 새끼와 엄마 인 것 같아 반가웠다. 까치는 보통 2~4월에 번식을 하는데 올 3월경에 엄마와 같이 나타나기 시작했던 새끼가 이제는 제법 훌쩍 커 버렸다.
재미있는 것은 겨울철이 되어 먹이가 많지 않을 때에는 거실 베란다의 밥통에 있는 사료를 탐해 “위-위”의 눈치를 살피다가 “위-위”가 한눈을 파는 사이에 얼른 들어와 한 알은 먹고 다른 한 알을 물고는 얼른 밖으로 나가서 나머지를 먹는데 배가 불러 질 때 까지 이런 일을 반복하고는 위위에겐 고맙단 인사도 없이 훌쩍 날아가 버린다.
집안에서는 거의 풀어놓고 키우는 “위-위” 녀석도 처음엔 이 녀석들과 신경전을 벌리더니 이제는 “소 닭 보듯” 가만히 내버려 두는 편인데 요즈음은 왕 보리수 열매에 정신이 뺏겨 개 사료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어서 산비둘기 한 마리가 보이더니 자세히 보니 또 다른 한 마리도 함께였다. 이 녀석들은 보호색을 쓰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재미있게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푸두둑하고 날아가는 놈이 있었다.
아름다운 노란색과 검은색이 적절히 잘 섞인 꾀꼬리였다
꾀꼬리는 참새목 꾀꼬리과에 속하는 새로 중국, 인도의 남부지방에서 살다가 4월말에 우리나라로 온다는 여름철새로 5~7월에 산란한다고 하는데 최근 우리 집에 자주 놀러오고 있는데 겁이 많고 소심한 놈이라 가까이 근접하기 어렵다.
꾀꼬리 그림 http://www.slrclub.com/bbs/vx2.php?id=theme_gallery&no=521521
이외에도 참새목 까마귀 과에 속하는 어치 등 제법 체구가 큰 녀석들이 주로 나타나지만 몸집이 작은 곤줄박이나 박새를 포함해서 이름모를 새들도 수시로 드나들며 그야말로 과일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먹이가 풍부한 여름철에는 새들도 굳이 상처 난 열매를 먹을 일이 없어 이맘때 왕 보리수나무 밑에는 작은 새들이 쪼아 먹다 떨어진 상처 난 열매가 새빨갛게 눈에 뜨인다.
한참을 구경하고 나서 현관문을 열고 잔디밭으로 나서니 눈치 빠른 “위-위”녀석이 산책 나가는 줄을 알고 반색을 하고 뛰어 오르는 바람에 어느새 또 왔는지 겁 많은 꾀꼬리 두 마리가 앞장서 전깃줄로 날아오른다.
그때였다.
등산용 지팡이를 꺼내기 위해 창고 쪽으로 가서 막 창고 문을 열려는 순간 무언가 탁-하는 소리가 들려 소리 난 곳을 쳐다보니 방금 나온 현관문위에 걸어둔 새집 구멍에 곤줄박이 한 마리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숨을 숙이고 바라보니 녀석은 구멍 속에 잠시 들어가 머물더니 이내 다시나와 하늘높이 날아가 버렸다.
아-하! 이 녀석들이 어느새 여기다 새끼를 낳았구나?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새집이 걸린 장소가 출입이 잦은 현관 바로 옆의 벽 인데다가 이 새집은 생각지 않게 갑자기 선물을 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한 개 쯤 미리 여유분을 만들어 둔 것이라 앉음 자리를 만들어 주지 않았었다.
그래서 아까 들렸던 그 소리는 이 녀석이 앉을 곳이 없어 바로 구멍으로 내릴 때 새집 박스에 공명되어 탁-하고 크게 들렸던 것이었다.
어찌 되었던 간에 이제와 자리를 옮겨 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해서 오르 내리기 편하게 “앉음 자리”를 하나 만들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산책을 다녀와 급히 연장을 꺼내 나뭇가지를 잘라 “헛가지”를 만들어 매달아 주며 관찰해보니 기척이 없다.
한참 후에 다시 보니 앞서 보았던 한 녀석이 짝꿍을 데려왔다.
오호라! 이놈들이 산란기가 되었는지라 곧 닥칠 장마에 대비해 보금자리를 만들려고 집 보러 나왔구나 하고 생각하고 기념으로 이 녀석의 사진을 찍어 두었다. 마침 줌 기능이 떨어지는 간단한 디지털 카메라 밖에 갖고 있지 않아서 선명하지 못한 영상을 얻었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하루였다.
생각해보니 미물이지만 그들 나름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에 그저 감복 할 뿐이었다.
또 한주가 지나 휴일에 다시 시골집으로 향하면서도 마음은 온통 곤줄박이에 대한 생각 뿐 이었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니 어둠에 묻혀 녀석들의 존재를 파악할 방법이 없어 조심조심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여섯시인데도 벌써 날이 훤한데 얼른 밖을 내다보니 오늘도 왕 보리수에는 여러 종류의 새들이 모여 만찬을 즐기는 중이었다. 가볍게 옷을 주섬주섬 꿰어 차고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서 곤줄박이 새집부터 살펴보았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했더니 새집 바로 옆에 있는 단풍나무에서 들리는 새소리가 그동안 많이 들어보았던 박새의 예쁜 노래 소리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곤줄박이가 있어야할 새집에는 곤줄박이가 아닌 박새가 들락거리고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추론해 보건대 곤줄박이가 집 보러 왔을 때는 나와 아내가 있었기 때문에 곤줄박이 부부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망설이는 사이에 비교적 인기척이 있는 곳에서도 잘 새끼를 낳아 기르는 박새란 녀석이 얼른 집을 차지 한 것 같아 웃음이 나왔다.
따지고 보면 박새와 곤줄박이는 같은 박새과에 속하는 새란다.
세계에 54종이 있다는 박새과의 새가 우리나라에는 박새, 곤줄박이, 쇠박새, 북방 쇠박새, 진박새의 5종류가 서식한다고 하며 박새, 곤줄박이 둘 다 인공 새집에도 잘 자라는 친근한 텃새이다.
며칠 전에 내려가 보니 분주히 집을 들락거린다.
한배에 7~10개의 알을 낳고 갓 태어난 새끼가 약 1.5g 정도인데 다 커서 둥지를 떠날 때는 약 15g 정도라니 10배정도나 자라야 하므로 하루에 많게는 100회 이상 부지런히 먹이를 날라야 한다고 한다
저 조그만 몸매의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올까?
박새! 파이팅-!
이천구년 칠월 초나흗날 -구정-
사진 실력이 부족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기에 멋진 많은 새들을 만날 수 있는 싸이트를 소개하니 꼭 들려 구경 해보시기 바랍니다.
에서 좌측 하단 카데고리中 "나의 사진 이야기"클릭 -
중앙의 PREV5클릭하면 "곤줄박이의 재롱" 보실수 있읍니다.
2. http://blog.daum.net/madang60
마당 너른집 - 최신 목록 5 - 곤줄박이 (09, 1. 28 사진)
3. SLR 디지털사진가를위한커뮤니티(http://www.slrclub.com/)중에서
http://www.slrclub.com/bbs/vx2.php?id=theme_gallery&no=664026
마중물님께서 촬영하신 곤줄박이와 박새
4. 렌즈로보는 강화도 생태환경
클릭후 전체 보기 - 새들 겔러리의 최신목록중 1:신선에서 만나는 이쁜이들, 4 : 곤줄박이와 함께한 하루.
등이 있읍니다.
감사 합니다.
새들처럼
장마준비 잘하세요--
<PS: 일부 그림은 생략했구요 주소를 상세히 적어 두었으니 꼭 들려 보시기 바랍니다>
'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까치 집짓기 2 (동영상) (0) | 2010.02.25 |
---|---|
까치 집짓기 - 2 (해설편 ) (0) | 2010.02.22 |
까치 집짓기 - 1 (동영상) (0) | 2010.02.21 |
노랑턱멧새와 박새 그리고 곤줄박이 (동영상) (0) | 2010.02.18 |
박새의 재롱 (0) | 2010.02.16 |